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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각설탕> 리뷰 : 동물과 가족리뷰/영화리뷰 2018. 2. 2. 17:51반응형
영화 <각설탕> 리뷰: 동물과 가족
오랜만에 가족애에 대한 뜨거운 영화를 한편 찾았습니다. 가족이라는 범주에 대해서 다시끔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교과서적인 가족을 넘어서 광의의 가족 개념을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영화 <각설탕> 입니다. 각설탕 하면 예전에는 커피에 타먹던 초록색 빨간색 흰색이 섞인 알록달록 종이에 싸여진 네모진 각설탕만 생각났는데,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천둥이(말)과 임수정(시은역,기수)밖에 머리속에 떠오르지 않게 됐습니다.
그림처럼 보이는 부분이 임수정과 천둥이입니다. 보통 소의 눈을 보면 영롱하면서도 촉촉하고 우수에 찬 눈이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데 소가 아닌 말 천둥이의 눈이 딱 그렇게 보입니다. 그리고 천둥이를 살포시 어깨에 올리며 감싸며 따뜻한 미소를 짓는 임수정(시은 역)의 모습이 아련합니다.
영화 각설탕 줄거리
영화 각설탕은 제목에서 보여지는 각설탕을 중심으로 서술할 수 있습니다.
천둥이 치던날 밤, 말 한마리가 태어납니다. 하지만 어미말은 힘을 잃고 숨을 거둡니다. 시은이 아버지는 태어난 말이 건강하지 못해보여 팔려고 하는데 시은이가 이를 막아섭니다. "나도 엄마 없이 컸어. 내가 보란듯이 키울거야."
이름을 천둥이라 지으며. 처음 각설탕을 주는데 보통 말들과는 달리 사람마냥 잘먹습니다.
천둥이를 자식처럼 키우며 자전거를 타고 기수의 꿈을 꾸는 시은. 하지만 기수의 꿈은 절대 안된다는 아버지. 말을 키우고 길러 생계를 유지하는 아버지지만, 딸 만큼은 덜고생 하고 더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기수의 꿈을 접게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결국 천둥이를 팔아버립니다.
천둥이가 멀리 떨어졌음에도 시은이는 결국 기수후보생이 된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2번째 각설탕이 등장합니다. 마방청소하다가 우연히 다가오는 말을 보며 천둥이라 직감했지만 '파랑새'라는 다른 말이었습니다. 천둥이는 나이트 바람잡이에게 팔려 '보안관'이라는 낙인이 찍히며 엄청난 고통을 겪습니다. 그때 어떻게 알았는지 못된 나이트 삐끼가 각설탕을 뭉치로 던집니다. 천둥이는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 치면서도 고통을 잊기위해 각설탕을 입에 가져다 댑니다.
시은이는 기수의 꿈 계속 키우며 말타기 훈련에 매진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안가리며 온갖 얄팍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류의 파렴치한 속에서 홀로 정의를 지키고 살아갑니다. 그러다 말 조교사 유오성(윤 조교사 역)을 만납니다. 윤 조교사는 "말을 움직이는건 채찍이 아니라 기수의 마음이라 생각합니다"는 신념을 지닌 시은을 직감합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더 진정한 기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계속되는 훈련과 실전에서 권모술수같은 얄팍한 사람들의 장난에 실망하고 낙담한 시은은 진탕 술을 마십니다. 그리고 우연히 길거리에서 천둥이를 마주칩니다. 그러나 천둥이만 시은이를 보고 택시를 쫒는데 거친숨소리와 아련한 눈빛이 잃었던 부모를 보고 이번에는 놓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내달리는 인간같습니다.
결국 시은이는 기수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돌아가는데.. 그길에 천둥이와 운명적으로 재회하게됩니다. 서로를 알아본 둘은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감정과 쏟아지는 눈물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슬프면서도 기뻐하면서도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하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시은은 윤 조교사의 권유로 다시 한번 말을 타는 기수를 꿈꿉니다. 그러다 자신의 동기였던 반장오빠가 자신이 당했던 야비한 술수에 걸려들어 자기때문에 죽음을 겪자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 후로 시은은 자신만의 정의 였던 인간미를 상실하고 결국 채찍을 들게 됩니다. 날이 멀다 할 수록 계속된 채찍질에 천둥이의 몸은 망가져가고 '보안관'낙인 옆에 또다른 채찍낙인의 고통속에 지냅니다. 그러나 천둥이는 싫은 내색 하지 않고 시은이와 달릴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 감사해하며 죽을듯이 달립니다.
시은이는 비명지르거나 내색은 하지 않지만 힘들어하는 천둥이를 보고 미안해하며 다시 인간미를 되찾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각설탕을 천둥이에게 줍니다. 하지만 각설탕을 주면서 피가 묻어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느낀 시은이는 수의사를 찾는데, 알고보니 천둥이는 심각한 폐병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티를 내지도 않고 시은이와 함께 달렸던 것입니다.
시은이는 다시 천둥이를 잃는 다는 생각에 경기를 포기하고 싶어하면서도, 달릴 운명으로 태어나 자신과 함께 해주는 천둥이에 대한 미안함 등으로 심정이 복잡해집니다. 수술하면 다시는 달리지 못할 것이란 말에 신나게 달리던 천둥이의 모습을 안타까워 합니다.
결국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하기로 마음먹고 출발선 앞에 천둥이와 서게됩니다. 출발신호와 함께 서로의 숨소리가 맞아 들어갈때마다 불안한 느낌이 엄습합니다. 더러운 수단으로 이기려는 기수들을 앞지르며 천둥이는 막판 스퍼트를 냅니다. 점점 거칠어지고 시은이와 호흡이 맞아 가면서 결국..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그 순간 다리의 힘이 풀리며 천둥이는 털썩 쓰러지고 맙니다. 시은이는 마지막 각설탕을 주려고 하지만 각설탕은 결국 주지 못한채 흩어져 버립니다.
우리안에 감정을 잘 살린 영화다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촬영시 진짜말인가?'라는 의심이다. 어떻게 반려견이나 고양이 같이 달라붙어서 생활하는 장면을 찍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저렇게 큰 말과 교감을 하며 실제 친구마냥 가족마냥 영화를 찍을 수 있었을까 놀랍고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무척이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임수정은 실제 승마를 배우며 경마게임 장면에서 실제 다른 기수들과 달렸다고도 합니다. 엄청난 열정과 애착이 느껴졌습니다. 영화가 끝날 무렵 우리 마음속에 뜨거워지고 흘러내렸던 감정들이 임수정은 영화촬영 이후 더욱 더 느껴졌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동물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는 2005년 당시 파격적인 도전이였으며 게다가 감동을 주는 장르로는 첫 도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각설탕의 감독은 '7번방의 선물' 을 연출한 감독이었습니다. 물론 작품의 순서는 뒤바뀌었지만 '가족애'라는 소재를 정말 잘 살리는 능력이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네 안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 감정들을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끓게 만들어 결국 위로 끌어올려 밖으로 터뜨리게 만드는 재주가 돋보였습니다.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마음이 동하는 찰나 ,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흘린 눈물이 많았는데,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시은이와 천둥이의 호흡소리가 맞아가는 것이 너무 슬펐습니다. 차라리 호흡이 맞지 않고 일찌감치 떨어져 천둥이가 결승선을 통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차라리 그랬다면 천둥이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 각설탕을 먹고 다시 힘내서 시은이와 영원히 살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이 남았습니다.
동물과의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족애를 자극하고, 슬픔을 표현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의 영화입니다. 그리고 가족의 범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과 관련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욱 공감하고 마음껏 눈물 흘리며 보실 수 있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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